인현동 화재참사 위령비 추모시
일천구백구십구년 시월 삼십일
인현동 화재로 희생된
오십칠명의 넋을 위로합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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추모詩 낭독 : 김윤신(故 김진선 학생 아버지)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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우리 모두 함께 듣는다
조우성 시인
오늘도
축현리 언덕배기에는
해가 뜨고
바람이 불고
나뭇잎들은 저마다
반짝이며 노랠 하는데
아들아, 딸들아
너희는 어디 갔느냐
이제나저제나
불현 듯 문 앞에 들어설 듯한
그 싱그러운 웃음
그 풋풋한 젊음
가슴에 지우지 못하고
삼백예순 날
너희 안부
물어볼밖에 없는
못난 아비 못난 어미를
오오, 용서해 다오
전생에서 내생으로 맺어진
아름다운 인연
오롯이 챙기지 못한
세상의 허황한 꿈을.
너희에게 용서받지 않고는
편히 잠들 자 없는 이 세상을.
모두 모두 용서해 다오
이제는 결코
참척(慘慽)의 슬픔 없는
세상으로 가꿀 것이니
아들아. 딸들아.
영원히. 영원히. 영원히.
사랑하는 아들아. 딸들아.
너희들의 나라
그 먼먼 꽃밭에
오늘은 해가 뜨고
바람이 불고
나뭇잎처럼 반짝이는
너희 노래 소리를
우리 모두모두 함께 듣는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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